갈 곳 없고 배고픈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로 사랑을 나눠왔던 인천 화수동의 민들레국수집이 바다 건너 필리핀에 그 홀씨를 퍼뜨리게 됐다.
민들레국수집 대표 서영남씨가 인천교구와 필리핀 칼루칸 교구간 협약을 바탕으로 내년 4월 필리핀에 세 개 지역에 무료급식소와 공부방을 열게 됐다는 소식이다.
최근 설립 10주년을 맞았던 민들레국수집은 이로써 국가를 뛰어넘는 사랑·나눔·실천의 매개체가 될 전망이다. 10년 전 10㎡(약 3평)남짓한 공간에서 단돈 300만 원으로 문을 열었던 민들레국수집의 홀씨가 이제 국제적인 꽃으로 피어나게 된 것이다.
우선 필리핀 나보타스 시티 지역에서는 수상가옥 밀집지역 공터에 천막을 치고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또 말라본 시티에서는 공소 건물에 국수집을 낸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 밥 먹이는 일이 급하다’고 했다는 현지 사회복지관계자와 사목자들에게 큰 힘을 보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민들레국수집 대표 서영남씨는 이미 2011년부터 필리핀 어린이들에게 생필품과 옷을 지원해 왔다고 한다. 오는 10월 중순경 교구 간 계약이 정식 체결되면서 보다 본격화될 민들레국수집의 필리핀 진출은 사회복지사업을 통한 국내와 해외 교구간 교류 협력의 물꼬가 될 뿐 아니라 ‘나눔’으로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는 한국교회 해외복지 활동의 또 다른 물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년의 세월동안 하루 400~500명, 약 100만 명에게 허기를 달래줬던 민들레 국수집은 한 끼의 식사를 나누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이 얼마나 큰 사랑·실천의 겨자씨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된 듯 하다.
날로 극심해져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계층간 갈등과 이기주의 세속주의가 범람하고 있는 작금의 세상 안에서 민들레국수집이 보여주는 것은 한 끼 밥을 나누는 것을 넘어서 이기심 없는 사랑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힘이라는 점이다. 아낌없는 격려와 함께하는 기도의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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