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먼저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으시오.”(마태오 6,33)
그리스도 예수의 ‘해방운동’ 목표는 이 땅 위에 세워지는 ‘사랑과 정의의 하느님나라’ 건설이었다.(주님의기도) 하느님의 창조질서와 가치가 왜곡된 세상을 개혁해 사랑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새로운 사회건설을 위한 이 해방운동은 종교적이며 동시에 사회정치적이고 경제적이며 구약의 파스카해방과 같은 선상에 있다. 이 땅위에 건설되는 사랑과 정의의 하느님나라는 하느님 창조의 꿈이며 메시아의 사명이요 예수의 사명이며 동시에 그분의 제자인 우리의 사명이다.
예수는 개인의 구원 뿐 아니라 모든 비인간적인 구조적, 제도적 악에 도전하여 사회구원을 위해 몸 바치셨고, 이 땅위에 사랑과 정의의 하느님나라를 세우시려고 온 생애를 바치셨다. 그분은 늘 지명수배자같이 위협을 느끼며 쫓겨 다니셨지만 죽임 당할 것을 알면서도 당당히 소명과 사명의 길을 걸어가신 이 세상의 구원자이시다.
세상은 ‘하느님나라를 역사적으로 실현하는 무대, 하느님나라가 구체화되는 터’라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선언하였다.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는 세상 속에서 역사를 기초로 하여 역사 속에 있다. 따라서 교회도 사회, 정치, 경제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회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교회의 문제이다. 다만 교회는 사회정치적 문제를 역사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나라의 가치에 비추어 복음적으로 식별하고 행동한다. 이런 의미에서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는 세상 안에서 세상과 함께 세상을 위하여, 사람이 살고 있는 이 땅 위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해야 할 누룩이요, 씨앗이요, 살아있는 예언자다.
예언자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하느님 지혜의 눈으로 그 시대의 징표를 읽고 하느님 말씀에 비추어 식별한 후 목숨을 내놓고 사람들 앞에 나섰던 하느님의 대리자이다. 불의를 비난, 정의를 선포, 회개를 촉구하는 그는 ‘희망의 징표요, 횃불’이었다. 우리 시대에도 똑같이, 예언자는 하느님 백성인 우리 각자의 신원이며 동시에 예언직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부여하신 사명이다.
우리네 삶 속속들이 복음이 파고들 때 모든 삶은 성사적 차원이 되며 성사도 성사다워진다고 교회는 가르친다. 개인적 신앙이 성숙되면 사회 공동체적 구원을 위한 신앙과 행동으로 틀림없이 인도된다.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으신 예수께서 물으신다. “무슨 일입니까?”(루가 24,19) “위선자들이여, 땅과 하늘의 징조는 살피어 알아보면서 어떻게 이 시대는 살펴서 알아보지 않습니까?”(루가 12,56) 왜, 사람 사는 세상을 둘러보지 않습니까? 왜, 살펴서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우는 자를 계속 울게 내버려 둡니까? 평화가 깨진 후 60년이 지나도록 왜, 그냥 보고만 있습니까? 왜, 평화를 이루기 위하여 불의를 깨고 정의를 세우지 않습니까? 왜, 움직이지 않습니까? ‘이웃을 자신의 몸’같이 사랑하십시오. “행함이 없으면 믿음도 죽은 것”(야고보 2,26)임을 왜, 모릅니까? 예수님의 무거운 일갈! 들리지 않는가?
“당신은 지금, 이웃과 사회의 구원을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서울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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