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약학회(IOSOT)는 세계 구약학계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권위있는 유럽 중심의 학회로, 1950년부터 3년에 한 번씩 열린다. 그리고 국제 칠십인역 학회(IOSCS), 국제 맛소라 학회(IOMS), 국제 쿰란 학회(IOQS), 국제 타르굼 학회(IOTS), 국제 시리아어 프로젝트(ISLP)가 함께 열려 그 국제적 권위와 무게감을 더한다. 필자는 올해 8월 5~9일에 독일의 뮌헨 대학(LMU)에서 열린 제21차 대회에 참가했다. 그런데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구약학회에 아쉽게도 한국 신학자의 참가가 아직은 저조한 듯 하다.
영성적·교리적 연구보다는 순수한 학문적 연구를 중심에 놓기 때문에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는 물론이고 유다교 학자까지 이 학회에 참여한다. 그래서 이 학회에 신자 대중의 참여는 거의 없으며, 이 점 때문에 오히려 더 전문적 연구가 소통되는 장이 된다.
이 학회는 발표문의 질을 엄격히 관리하기로 유명한데, 발표문은 주요 발표문과 소발표문으로 나뉜다. 이 학회에 세 번째 참여하는 필자는 3년 전 헬싱키 대회 이후 다시 소발표문을 읽을 기회를 얻었다.
짧은 지면에 모든 내용을 요약하지는 못할 것이지만, 학회의 홈페이지(http://www.iosot2013.de)를 방문하여 300쪽 분량의 PDF 파일을 내려받으면 모든 발표문을 볼 수 있다. 필자는 다만 이 지면을 빌어 ‘히브리어 성경’(Biblia Hebraica)에 관한 워크숍을 소개하고 싶다. 이는 구약학자 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신학자과 신자들도 아래 내용을 어느 정도 인식하는 것은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 구약학계에는 다음과 같이 히브리 성경 본문을 재편찬하는 시도가 동시에 여러 개 준비되고 있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현재 전 세계 거의 모든 학교에서 히브리어 구약성경의 본문으로 BHS(Biblia Hebraica Stuttgartensia)를 사용한다. BHS는 킷텔 본문의 4번째 개정판이기 때문에, 흔히 ‘킷텔 4판’으로도 불린다. 그런데 현재 이 비평본의 다섯 번째 개정판이 BHQ(Biblia Hebraica Quinta)라는 이름으로 간행되고 있다(quinta는 라틴어로 ‘다섯째’ 라는 뜻이다).
BHQ 프로젝트는 BHS의 ‘비평본의 전통’을 이을 것이며, BHS와는 달리 무척 친절한 해설을 실을 것이고, 다수의 학자들이 체계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최초로 맛소라 마그나(masora magna)를 모두 영어로 번역하여 실을 것 등이라는 면에서 더욱 인상 깊었다.
한편 히브리 대학에서는 현재 새로운 히브리 성경 본문을 HUB(Hebrew University Bible)이라는 이름으로 편찬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히브리 대학의 세갈(M. Segal) 교수의 설명 가운데, 알렙포 사본에 기반한 비평본이며, 특히 라삐 문헌을 풍부히 반영할 것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에서도 새로운 히브리어 본문을 준비 중인데, OHB(Oxford Hebrew Bible)라는 이름으로 간행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헨델(R. Hendel) 교수는 특이하게도 비평본이 아니라, 선택적(eclectic) 또는 성찰적(reflexive) 본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원본에 가까운 본문을 풍부한 해설과 함께 제시한다는 뜻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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