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오로딸 수도회에서 개설한 가톨릭 무료 콘텐츠의 나눔과 공유 사이트가 지향하는 정신을 지지한다. 바오로딸 수도회가 개설한 이 사이트는 이른바 CCL(CREATIVE COMMONS LISENCE) 형식, 즉 저작자의 권리를 최소화한 소정의 조건만 충족되면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정보사회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관련돼 상반되는 두 가지 중요한 이슈가 있다. 하나는 저작자의 권리가 마구잡이로 침해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작권을 빌미로 정보의 자유 이용이라는 이상과는 정반대로 극단적인 상업화와 소수의 권리에 대한 과도한 보장이다. 전자는 창작과 공동선에 대한 기여의 선의를 짓밟는 것이고, 후자는 자본주의 사회의 또 다른 형태의 독점이다. 디지털과 정보 문화 사회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서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지혜롭게 나누고 공유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 신설 사이트는 이러한 고민들을 적절한 방법으로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는 신앙과 삶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콘텐츠들을 선의를 바탕으로 나누고 공유함으로써 세상과 사회, 우리 문화를 복음화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정보사회의 콘텐츠 나눔에 대한 고민 외에도 이 사이트에 기대하는 바가 큰 것은, 고도로 발달한 한국사회의 정보화 인프라에 걸맞지 않게, 정작 중요한 콘텐츠의 양과 질은 매우 부족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최소화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도록 하면서도 저작의 의도를 살려주는 이러한 방식의 공유와 나눔의 정신은 복음의 가치와도 상통한다.
특히 앞으로는 무료로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풍요로운 가톨릭 디지털 콘텐츠는 복음화의 노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사이버 세계에 가톨릭의 기도와 상징들이 풍성하게 자리잡지 못한다면 현대 세계와 사회에서 복음화는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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