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전화기를 듭니다. 지각생이 많은 도담학교의 시작입니다. 학생들에게 ‘일어나’ 라는 단체 문자 메세지를 보냅니다. 3년을 이렇게 하니, 안 보내면 이제는 학생들이 섭섭하다고 해 매일 ‘문안’스러운 알람 메세지를 학생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메세지를 보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답장을 하고 등교시간에 맞춰 잘 나오지만 예전엔 정말 징글징글하게 지각과 결석을 많이 했었습니다. 저 혼자 학교에서 4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시간적, 물리적으로 기다려주는 기다림도 중요하지만 마음으로, 감정적으로 기다려주는 ‘기다림’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도담학교 생활 속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예전엔 학교에 잘 나오던 한 학생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집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싫어 집 안에만 있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계속 학교에 오지 않는 이 아이에게 매일 메세지를 보내고, 보고 싶다며 답 없는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아이의 부모님은 그렇게라도 세상과 연결이 되었으면 하셨고, 저는 메세지를 통해 지지와 관심을 보냈습니다. ‘어느 날, 컴퓨터가 고장이 났는데 네 생각이 나더라. 네가 컴퓨터 잘 만지잖아’라는 메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왔습니다. ‘내일 학교에 갈게요’라고요. 답 없는 메세지를 보낸 지 한 달이 훌쩍 넘었을 때였습니다.
사실 마음속으로 이제 정말 못 하겠다 그만 해야겠다, 내일부터 안 보내야겠다, 할 만큼 했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답문이 온 것입니다. 제가 기다리지 못했다면, 그래서 메세지 보내기를 중단했다면….
그 친구는 다음 날부터 학교에 나왔습니다. 검정고시 공부를 했고 합격을 했습니다. 그 후 요즘 또 다시 방황을 하고 있고 저의 기다림도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거라 믿어봅니다.
좀 더 기다려주세요. 기다리면 아이들은 돌아옵니다. 어른들의 조급함으로 아이들을 몰아가지 않는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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