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가서, 강도 맞은 사람, 우는 사람, 억울한 사람, 고통 받는 사람,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웃이 되어 주시오. (루카 10, 29-37)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하여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역할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그건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다. 눈앞에 두어야할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서 정치인들과 전 국민이 역량을 발휘하고, 한국천주교회가 크게 뒷받침하면 좋지 않을까?
첫째, 거시적 목표는 한반도를 ‘영구적인 비무장 평화중립국’으로 국내·외에 선언하고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 스위스와 코스타리카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강대국들의 패권유지를 위한 완충지대 역할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강대국의 희생물이 되어 ‘영구적 분단’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영구적인 비무장 평화중립국’으로써 통일된 조국을 이룰 것인지, 둘 중 하나다. 중간은 없다. 새는 동아줄에 묶여있든, 가느다란 실에 매여 있든 자유로운 비상이 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교회는 목표달성을 위하여 전 국민의 평화통일 의식을 일깨우고, 정부가 온 힘을 기울여 외교적인 역할을 하도록 압박, 촉구하는 자극제가 되어야한다. 더불어 국내,외에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우선,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과 우리 국민의 통일의지를 국제사회에 다각도로 알려야겠다. 북한을 고립시키고 분단을 고착시키는 미국정책의 문제점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해결해야 한다. 한반도와 아시아지역의 평화를 위한 국제적인 연대가 이미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고, 더 나아가 국민을 결집, 행동으로 결실을 맺을 때까지 연대해야 한다.
우리의 문제는 결국 우리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평화통일에 반하는 국내외의 모든 세력에 항거하고, ‘우방’이라는 미국과의 관계도 올바로 정의롭게 개선해야함이 필수다. 3대종단(타종단도 가능)이 ‘평화통일 범종교 위원회’를 발족, 재야 여러 전문가들과 평화통일을 위한 연구, 이론을 확립하고 민중교육에 힘쓰며, 평화통일의 실현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겠다. 경제적 교류도 활성화시켜 개성공단은 물론, 더 많은 공단을 세우고 금강산 사업도 재개하면 그 자체가 평화통일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리라. 이왕 내친 김에 개성공단에 성당도 건축하고 더불어 통일염원을 담아 휴전선순례를 본당별로 정례화하는 것은 어떨까? 매스컴을 활용하여 통일을 주제로 영화나 영상물 제작, 연극공연, 통일학교와 순례강의, 글쓰기대회, 통일노래 작곡 등…. 크고 작은 도움주기의 물 밑작업도 계속하며, 기존의 민화위를 밑거름으로 활성화시키면 좋겠다.
또, 교회 어르신들의 역할이 크다. 남북 소통의 길에 선구자가 되면 좋겠다. 만나야 마주보고 얘기도 하고 정도 생기고 오해도 풀고…, 그러다보면 통일의 길도 보일 것이다. 먼저 어른들이 길을 튼 후 적임자들이 오고가고, 60년 굳은 땅을 경작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나 해야만 한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한국교회의 평화통일을 위한 몸짓이 전 국민의 통일염원 활화산의 불씨가 되는 꿈을 꾸어본다.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예레미아 1, 17-19)
<서울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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