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신 기사의 ‘톱’을 연일 장식하고 있는 가장 뜨거운 뉴스인 시리아 사태는 미국 등 서방세계의 시리아 공습이 연기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국민들은 본지에 보도된 한국카리타스 국제협력 신혜영 팀장의 인터뷰에서처럼 내전을 피해 피난길에 나서고 있다. 현재 150~200만 명 정도가 국경을 넘었다.
외신에 따를 때, 이같은 난민은 350만 명. 인근 레바논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유엔난민기구 통계를 참고하면 지난해 난민 숫자보다 9배가 많은 상황이다. 르완다 사태 이후 20년만에 최악의 난민 사태로 불린다. 2013년 말까지 시리아 난민은 3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여러 여건으로 어쩔 수 없이 시리아 국내에 남은 난민들까지 합하면 거의 600만 명을 헤아린다는 보고다.
안타까운 것은 시리아 난민의 46%는 17세 이하의 어린이들이라는 점이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이를 두고 “이번 세기 최대의 비극이고 최근 역사에서 비할 바 없는 고통과 이주로 ‘인도주의의 대재앙’이 됐다”고 개탄했다.
2012년 12월말 기준으로 세계 공식 국외 난민은 105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보스니아 내전과 르완다 사태가 동시에 발생했던 1994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매일 2만3000여 명 정도가 전쟁, 박해 등을 피해 국외로 탈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현대판 ‘집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열악한 수준이다. 유엔난민기구가 발표한 ‘연간 글로벌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외난민을 수용한 국가의 81%가 개발도상국이었다. 난민 보호에 적극적인 상위 10개국에서 선진국은 독일 뿐 이었고 미국은 순위 밖이었다.
최근 교황 프란치스코가 1만여 명의 난민이 머물고 있는 로마의 아스탈리 센터를 방문한 것은 그런 면에서 매우 상징적이고 의미가 크다고 본다.
난민 센터를 방문한 교황은 “명목적으로는 국제적 보호를 받는다는 난민들이 어떤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가질 기회조차 없이 가난하고 아주 열악한 상황에서 살고 있다”는 의견을 내고 “로마는 난민들이 인간의 영역을 되찾고 다시 웃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민 돕기에 대한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시사되는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7월 1일부터는 난민법이 본격 시행, 국제법에 입각한 난민법 체계를 구비하게 됐음에도 아직까지 ‘난민’이라면 낯선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11년 난민지위신청자 수가 1000명을 넘었을 정도로 한국에는 엄연히 난민들이 존재해 있다. 또 한국전쟁 때에는 우리 국민들이 난민으로 규정돼 수많은 피난민과 실향민을 돕기 위한 ‘UN 한국재건단’이 파견되기도 했다. ‘난민’이 결코 먼 나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난민의 일반적 의미가 생활이 곤궁한 궁민, 전쟁이나 천재지변으로 곤궁에 빠진 이재민을 뜻하지만, 최근에는 주로 인종적, 사상적 원인과 관련된 정치적 이유에 의한 집단적 망명자를 난민으로 포함시킨다. 이렇게 볼 때 흔히 난민을 단순히 배고프고 가난한 존재들이라 보는 견해도 바뀌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신앙인들의 시각에서도 난민 문제는 전 세계적인 ‘공동선’의 입장에서도 깊게 관심 가져야 할 문제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7년 세계 이민의 날 담화를 통해 특히 ‘난민 가정들에게 대한 관심과 세심한 사목적 배려’를 요청한바 있다.
시리아 사태를 계기로 ‘난민’을 보는 우리의 시각도 좀 더 연대와 나눔의 차원에서 새로워지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