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났어도 개천절과 한글날이 있어서 위로가 되는 직장인들과는 다르게 청소년사목을 주관하는 부서나 본당 중·고등부 교리교사들에게는 연이은 휴일들이 반갑지만은 않다. 연이은 휴일들 덕분에 학교 시험기간이 제각각이 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순교자 성월을 맞아 중·고등부 도보순례를 준비하던 본당도, 매 10월에 청소년 행사를 하던 교구도 시험기간이라는 강력한 변수 앞에 기일을 늦추거나 행사 실행여부를 재검토하게 됐다.
시험기간만 되면 미사 참례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중·고등부다보니 시험기간 중에는 행사는 물론이고 교리조차도 빨리 끝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교리교사들에게는 학생들이 그저 중·고등부 미사에 참례하는 것만도 고마울 뿐이다. 반면에 새벽미사에 참례하는 학생들의 숫자는 소폭 증가한다. 새벽미사 후 독서실 혹은 학원을 가야한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교회가 이 아이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온전히 전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청소년 사목 일선에 있는 한 사제는 요즘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신앙생활마저 대신 해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한탄 아닌 한탄을 했다. 시험기간이니까, 수험생이니까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대신 자신이 성당 가서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말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느님과의 관계는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사 참례는 기쁨이 돼야 한다. 그 풍성한 은총 속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온전히 주님과 하나 되는 기쁨을 누리는 시간이 돼야 한다. 그 기쁨을 누리지 못한 아이들이 신앙생활에 냉담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반대로 아이들이 미사 참례에서 기쁨을 느끼고 위로를 얻는다면 고단한 일상생활에서도 지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미사 참례를 기쁨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사제, 부모, 교리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도 노력을 해야 한다. 묵주기도 성월에 함께 기도하며 필요한 은총을 청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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