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학교 1회 졸업생이 지난 4월 1일 만우절에 군대에 갔습니다. 졸업을 하면 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제주도 일주를 하자던 녀석인데, 학교 다닐 땐 그렇게 지각을 하더니 졸업 후에 모 대형마트 임시직으로 취직하고는 지각 한 번 안하고 열심히 돈을 벌어 집안 살림에 거의 다 보탰습니다. 그 녀석이 우리 학교 나온 아이입니다.
도담학교 2회 졸업생은 아르바이트 첫 월급을 탔을 때 형이라고 학교 학생들 모두를 고기뷔페에 데리고 가서 저녁을 사줬습니다. 원하던 영화 일을 하게 되었을 땐 가끔 음료수 한 박스를 사 들고 오기도 하고, 학교 바자회 때 판매할 쿠키 만드는 걸 도와주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가는 녀석. 이 녀석도 도담학교 출신입니다. 이제 내년 2월이면 3회 졸업생이 세 명 나옵니다. 이번엔 여학생 둘이나 돼 느낌이 좀 다릅니다. 동료교사는 제가 이번 졸업식 땐 100% 울 것 같으니 졸업식 날 오지 말라는 농담까지 합니다. 그럼 저는 “싫어~ 한복 입고 갈거야! 교장이지만 학부모 코스프레로”라고 말합니다.
많이 방황했던 아이들이었지만 이젠 감사하는 마음을 예쁜 편지에 담아 슬쩍 건네주고, 학교를 떠나는 것이 아쉬워 같이 붙잡고 눈물을 펑펑 흘리는 정 많은 아이들입니다. 생일 선물을 사준다 하면 그 동안 너무 많이 받기만 했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아이, 무거운 걸 들고 가면 말없이 대신 들어주는 아이. 모두 도담학교 학생들입니다. 이 정도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사람으로 잘 자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꼭 명문학교 출신만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배웁니다.
경쟁만을 중요시 하다 보면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질 것입니다. 나눠 받았으니 나눠주자는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경쟁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배웁니다. 함께 사는 것이 무엇인 지, 나눔이 무엇인지, 이 아이들을 보며 느끼고 있습니다. 때때로 저는 돈도 안 주는 이런 일을 왜 하냐는 질문을 듣곤 합니다.
“이래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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