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의 행보와 발언들은 국내 언론에도 상당한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에만도 아시시를 방문하고 침몰된 배에서 희생된 수백명의 난민들에 대한 애도 표시가 화제가 됐고, 교황청 개혁과 관련된 이른바 8인 추기경 자문단에 대한 이러저러한 보도들이 국내 언론에도 적지 않게 다뤄지고 있다. 그 얼마 전에는 동성애자와 낙태 여성에 대한 교황의 발언이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인 지도자이자 바티칸이라는 매우 독특한 국가의 정치적 수장이기도 한 교황에 대한 언론의 이같은 관심은 당연한다. 특별히 화제가 되는 이슈와 관련해 민감한 발언을 했을 경우에는 거의 같은 기사들이 여러 온, 오프라인 언론들을 장식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격적인 것은 분명하다. 교황이라면 당연히 극도로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파격을 분명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은 지금까지의 교회 가르침과는 완전히 다른 어떤 것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동성애자에 대한 더 많은 관용을 촉구한 것은 이미 앞선 교황들과 교회 문헌들이 수없이 같은 맥락의 가르침을 전해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일반 언론의 보도 태도는 다소 선정적으로, 마치 어떤 새로운 입장과 태도를 표명하는 것처럼 파악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러한 태도의 한 가지 이유는 이를 다룬 외신 기사를 무비판적으로 여러 언론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황의 행보와 발언 내용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전무하다. 결국, 교황의 본 취지와 심층적인 배경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어렵게 된다. 여기에서 가톨릭교회와 교황에 대한 오해와 이해가 동시에 발생하게 된다. 과한 욕심일 수도 있으나, 일반 언론도 교회적 배경에 대해 약간만 더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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