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학술을 진흥하기 위해서 가톨릭신문사가 제정한 제17회 가톨릭학술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수상자들에게 깊은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한국교회의 학술과 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수상자들이 더욱 높은 학문적 성과를 거두어 복음화를 위해 교회의 힘이 되어주기를 다시 한 번 부탁하고자 한다.
올해 가톨릭학술상은 아쉽게도 본상 수상작은 없는 가운데, 젊고 유능한 신진 학자들 가운데 훌륭한 학문적 결실을 거둔 연구상, 지난해 처음 제정한 번역상 및 평생을 교회 학문에 몸바쳐온 원로 학자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공로상 수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본상 수상작이 없음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들 수상자들은 모두 남다른 소명 의식으로 교회 학문에 헌신한 분들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급속한 성장세를 이루다가 1990년대 들어서 교세 증가율도 둔화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쉬는 신자가 늘어나고, 성사 생활이 허술해지는 동시에 물질주의와 세속주의가 교회 안에까지 침투해 신앙과 영성의 성숙을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때 유행처럼 관심의 대상이 됐던 토착화라든가 문화의 복음화 등 그리스도교 영성과 문화를 한국적 토양에 뿌리내리기 위한 지적 탐구와 열의도 전같지 못하다.
가톨릭 신학과 철학을 중심으로 하는 교회 유관 학문의 발전과 진흥은 복음화의 열기를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열의로 꽃피우고자 하는 새로운 복음화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전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가톨릭 학문과 가톨릭 문화는 그 자체로서 눈에 띄는 물리적 결실을 맺는 것은 아니되, 교회의 모든 내적 외적 열매에 자양분을 주는 기름진 땅과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가톨릭 학문과 문화 발전의 튼실한 토대 없이 그리스도교 신앙과 하느님 공동체의 내실 있는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교회 학문에 매진해온 수상자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인사를 전하면서, 앞으로는 연구자들에 대한 교회의 물적, 심적 지원과 격려가 더욱 풍성하게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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