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학교의 선생님으로 살려면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합니다. 먼저 친구로서의 역할입니다. 여러 가지 상처를 안고 오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교사이기 전에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친구처럼 이야기도 들어주고 놀아주고 가까워지면 교사의 역할도 쉬워집니다. 그리고 엄마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밥도 챙겨주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마음으로 걱정해주는 엄마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또 돈도 벌어 와야 합니다. 학교운영이 거의 대부분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어 있기 때문에 고단한 아빠처럼 돈도 모으고 벌어야 합니다.
또 훌륭한 상담가도 되어야 합니다. 그냥 친구처럼 들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담가의 역할을 해주면서 학생의 문제를 줄여 주는 것도 교사의 역할입니다. 끝으로 그야말로 공부도 가르치고 프로그램도 기획하는 교사가 되어야합니다. 이렇게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는 곳이 도담학교입니다.
그렇지만 교사는 그저 안내자입니다. 억지로 끌고 가면 오래, 멀리 가지 못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잘 오고 있나 자꾸 확인하고 돌아보아야 하는 것 또한 교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인 듯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다가 힘든 일이 생기면 잠깐 서서 걸어온 길을 돌아봐야 한다는 말을 여기저기에서 읽고,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도담학교에 있다 보면 동료 교사들이 가끔 저에게 학생들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합니다. 어려움에 부딪힌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잠깐 서서 자신을 돌아보라고 말합니다. 학생이 말을 잘 듣지 않을 때는 스스로를 한 번 돌아보자고 합니다. 그러면 분명 그 학생만이 아닌 나에게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의 해결은 각자 자기 색깔에 맞게 풀어 가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무조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어찌어찌 잘 해결이 되어도 자신의 마음이 불편하면 잘 해결되었다고 볼 수 없으니까요.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