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현재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초대교회나 한국교회 창립 초창기와 같이 직접적인 박해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장벽들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어렵게 한다. 실제로 급격한 경제적·사회적 변화로 인해 세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떠나는 ‘냉담교우’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교회의가 발표하는 「한국천주교회통계」에서 매년 주일미사 참례율과 성사 지표가 감소하고 있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올해 전교주일 담화를 통해 “세례 받은 이들 가운데에도 신앙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생활 방식을 선택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의 교회에게 ‘냉담교우’는 큰 과제다. 하지만 지독한 박해 속에서도 지켜온 ‘신앙의 빛’을 계속 이어갈 의무가 교회에게 있다. ‘바오로처럼 사도다운 용기를 가지고 복음 선포의 기나긴 여정’(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폐막메시지 중)으로 들어서야 한다.
물론 ‘냉담교우 회개’를 위해 교회는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세미나를 열고, 냉담교우 관련 연구도 진행한다. 교구 차원, 본당 차원의 활동들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수십 년 동안 교회가 안고 있는 냉담교우 회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문제를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우리시대의 사람들이 그분들을 만나도록 돕는 데에 열정, 기쁨, 용기, 희망이 부족”한데서 찾고 있다.
교황의 지적과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은 교회가 새로운 시각, 열정으로 ‘냉담교우 회개’에 접근해야한다고 말한다. 교회의 입장이 아닌 냉담교우의 입장에서 회개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기존 신자들의 신앙성숙을 위한 재교육과 예비신자 교리시스템 등의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회칙 「신앙의 빛」에서도 “너희가 믿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리라”(이사 7,9 참조)를 인용해, “진리가 빠진 신앙은 구원하지도 못하고 우리 발이 서 있을 견고한 기초도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장 강신모 신부는 “복음의 기쁨을 맛본 신자들은 시키지 않아도 냉담교우들을 초대하고 돌본다”면서 “새마을운동식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은 지났고,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 복음화에 대한 재성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위기의 시대는 곧 ‘기회’라고 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회가 끊임없이 성찰하고 연구해야 한다. 또한 냉담교우와 눈을 맞추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할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로마서의 한 구절은 교회가 지향해야할 방향을 잘 알려준다.
“믿음이 강한 우리는 믿음이 나약한 이들의 약점을 그대로 받아주어야 하고, 자기 좋을 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좋은 일이 생기도록, 교회의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저마다 이웃이 좋을 대로 해야 합니다.”(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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