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후 북한 동포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먼저 이들에게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을 수 있도록 수준 있는 일꾼을 준비시켜야 합니다.
현재 남남갈등이 사회통합에 많은 걸림돌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통일 후의 남북갈등 또한 우리가 우려해야 합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이들은 스스로 자신이 이방인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부의 존경과 가난의 외면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에 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 유럽과 같은 부자나라에는 아주 우호적이고 존경하지만, 동남아 등 가난한 나라에서 근로자로 한국에 온 사람들에게는 무시하고 가까이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에서 북한이탈주민들에게도 해당됩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스스로를 ‘탈북민’으로 생각하며 사람들을 멀리 한다는 것입니다.
새터교회의 한 신자가 한 고백입니다. 북한이탈민으로 한국사회에 들어와 어느 분의 소개로 개신교회를 나가게 되었는데 예배 후 목사님이 강단 앞으로 불러 신자분들에게 북한이탈주민이기에 기억하고 잘 도와주라고 강조했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자신을 앞에 세워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신 것이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후, 교회에서 마음에 없는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주일 예배 후 식사시간에 그 교회 장로님이 자신을 불러 장로님 옆자리에 앉게 했답니다. 식탁에는 고기반찬 같은 맛있는 반찬들이 차려져 있었는데 그 장로님이 그에게 “북한에서 고기반찬 마음대로 먹을 수 없었지 않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이어트에 신경 쓰느라 고기반찬은 잘 먹지 않는다”며 “북한에서 배곯으며 살았는데 여기서는 많이 먹으라”고 식탁의 고기반찬을 자신에게 몰아주시더라는 것입니다. 그는 마치 자기가 거지 취급당하는 느낌 이었다고 합니다.
사랑은 전하는 자와 받아들이는 사람의 생각의 차이가 자칫 서로의 감정 대립으로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 친구는 그때부터 그 교회를 다니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북한이탈주민의 경험은 어떻게 보면 통일 후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한국교회는 남한에 내려온 북한이탈주민들을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복음을 위해서 둘째는 남북갈등을 해소하는데 탈북민이라는 이들이 중재자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그의 책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이 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라고. 한 사람의 마음과 머리가 하나가 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우리가 바라는 통일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일입니다. 오직 하느님 한 분만이 그 시기와 방법을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통일을 준비하는 주체는 누가 되어야하는지 압니다. 한반도의 통일주체는 미래통일을 준비하는 북한이탈주민들과 남·북간의 국민이어야 함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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