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몸에 대해서는 많은 편견들이 난무해왔다. 인간 생명과 관련해 최고의 전문가라고 밝히는 교회 또한 그릇된 사고를 조장하고 교리로 가르치기까지 한 경험이 있다.
예를 들어 트렌토 공의회부터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리기 전까지 400여 년간 통용된 교리서에는 ‘영혼의 세 가지 원수 중 하나’가 ‘몸’이라는 주장이 실려 있었다. 인간의 몸을 마귀, 세속과 같이 불의하게 취급한 것이다. 또 일부 성직자들은 한때 ‘여성은 악마가 들어오는 문’, ‘월경중이라면 경건하고 독실한 여성들은 거룩한 식탁이나 주님의 몸과 피를 만질 생각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여성공포증’의 영성을 내놓기도 했다.
몸을 혐오하거나 근심스럽게 바라보는 시선, 혹은 외모지상주의처럼 몸을 과도하게 숭배하거나 젊고 아름다운 몸만 예찬하는 편협함 등은 여전히 난무한다. 게다가 성윤리의 혼란, 이혼율의 증가, 가정 파괴 현상 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성에 대한 그릇된 사고들이 성이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에도 벽을 쳐왔기 때문이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렇게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인류가 건강을 되찾으려면 무엇보다 부부관계를 창조주의 본래 설계에 따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먼저 성을 보는 시선을 바꿨다. 특히 몸과 영혼을 대립시키는 이원론을 넘어 몸의 ‘성사적’ 특성을 회복시켰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밝힌 몸에 대한 복음, ‘몸 신학’ 국제학술대회가 지난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몸의 예찬을 통해 혼인에 대한 복음적 의미를 밝히는 시간이 이어져 관심을 모았다.
한국교회 사목 현장에서는 성(부부) 문제만 나오면 무력해지거나 일방적인 가르침을 쏟아내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가정사목 전문가와 혼인과 가정 지도사 등을 양성하며, 이번 몸 신학 국제학술대회를 주최한 대전가톨릭대 ‘혼인과 가정 신학대학원’의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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