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부산 벡스코에서 10월30일부터 11월8일까지 개최된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WCC 총회는 매 7년 내지 8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행사로 올해 부산의 제10차 총회는 349개 개신교 교단에서 8500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가한다고 한다. 가톨릭교회는 WCC의 회원이 아니지만 매번 교회 일치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협조자로서 참석하고 있다.
교황청은 이번 총회에 교황청 교회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 추기경을 비롯한 가톨릭교회 대표단을 파견했다. 10월 28일 방한한 코흐 추기경 일행은 성공회와 정교회 등 그리스도교 제 종파 뿐만 아니라 불교와 유교 등 다른 종교계 인사들을 방문하고 종교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과 사회 건설에 함께 협력할 것을 논의했다.
WCC가 비록 가톨릭교회의 공식 행사가 아니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이번 행사가 한국 안에서의 교회 일치 노력에 더 큰 자극과 격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친교는 단지 교회 공동체의 폐쇄적인 소명에 그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들은 일치를 통해서 세상에 빛과 소금의 모범이 될 것이며, 그럼으로써 예수님께서 항상 사랑하셨던 가난한 이들을 위한 참된 세상을 건설하는데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상은 극도로 세속화되고, 하느님의 절대적인 존재와 계명, 그 사랑의 구현이라는 가치보다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화되는 상대주의적 가치관에 흔들리고 있다. 종교와 종교인들이 열심한 신앙 생활을 하고 자신의 신앙을 실천하기에 오늘날 세상에는 매우 많은 걸림돌이 있다. 종교인들은 이러한 속에서 좀 더 열린 대화와 협력의 자세가 요망된다. WCC 총회는 이러한 대화와 협력의 자세를 다지고, 그렇게 다져진 일치와 친교의 노력을 바탕으로 세상을 향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노력을 더욱 배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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