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일인 17일은 한국교회가 마흔 여섯 번째 맞이하는 평신도주일이다. 이날은 한국교회가, 평신도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신원과 사명을 되새기고 그에 맞갖게 살아가도록 격려하는 의미에서 1968년 특별히 제정된 주일이다. 세월이 거의 반세기 가까이 흘렀다. 그러한 시간만큼 한국교회 안에서의 평신도들 역할과 활동에 대한 발자취를 돌아보고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주일 그리스도왕대축일에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선포한 ‘신앙의 해’가 폐막된다. ‘새로운 복음화’ 라는 전 교회적인 쇄신의 발걸음 속에서 ‘믿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우쳤던 ‘신앙의 해’는 세속의 삶을 살아가는 평신도들에게도 크나큰 신앙 쇄신의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신앙의 해 새로운 복음화의 열기가 신앙의 해 폐막으로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평신도들은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생활 속에서 신앙의 해를 통해 다짐했던 신앙 고백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몰아가야 할 것이다.
세속주의·상대주의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그 흐름을 거슬러 진정한 하느님 가치의 삶을 드러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는 어느 누구보다도 세상 속에 사는 평신도들의 몫이 아닐까.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올해 평신도주일 담화를 통해 교황 프란치스코가 ‘십자가 없이 예수님 이름을 부른다면 우리는 예수님 제자가 아닌 세속적인 존재일 뿐’이라고 강조한 바를 상기시키고, 세상 속 자신의 자리 안에서 ‘그리스도 신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했다.
세상 속 ‘그리스도의 향기’ ‘빛과 소금’ 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매 순간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는 ‘그리스도 신자’임을 잊지 않는 자세에서 비롯될 것이다. 다시 한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평신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그리스도와 함께 세상 속을 살아갈 수 있을지 되새겨 보는 평신도 주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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