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아이옌이 휩쓸고 지나간 필리핀의 크고 작은 섬들은 그야말로 참혹함 그 자체라고 한다. 사망자가 무려 1만 2000여 명이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은 자연재해가 가져온 엄청난 비극을 그대로 말해준다. 이재민만 400만 명에 달한다니 국제사회의 따뜻한 위로와 온정의 손길이 어느때보다도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 피해에는 한국인 피해자도 10여 명 이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필리핀 태풍 피해 소식을 듣고 필리핀 국민들과 교회에게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하고, 국제사회가 복구와 구호 노력에 기도를 통해 함께하고 적절한 온정의 뜻을 모아주기를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도 모든 교구민들이 피해자들을 위한 기도를 바쳐주기를 요청하는 동시에 복구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이미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서 5만 불의 긴급구호자금을 전달했다고 한다.
종종 자연재해는 무고한 이들의 엄청난 희생을 양산한다. 특히 이처럼 무차별적인 자연의 힘 앞에서 피해를 입는 이들은 노약자나 어린이들일 경우들이 많다. 물론 이번 필리핀 초대형 태풍의 피해는 지역 자체를 완전히 초토화시켰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이처럼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불행 앞에서 많은 성찰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모든 성찰에 앞서서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들의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그러한 사랑을 직접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아닐 수 없다.
어떤 불행 앞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은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어떤 절망에서도 잃지 않는 희망의 불씨를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재해의 피해자들은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좌절과 절망에 몸부림칠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처지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기가 힘에 겨울 것이다. 바로 이러한 때, 우리는 참된 형제애를 통해 기도와 실질적인 지원의 노력으로 이들에게 희망을 확인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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