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말(語)은 천리밖에 못가지만, 발 없는 성경은 전 세계를 누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만, 성경은 무한의 양식을 가져다준다.
국제성경사도직후원회가 아프리카 브룬디로 현지어인 키룬디어 성경 1만권을 보낸다. 한국의 가톨릭출판사에서 인쇄, 제본된 성경은 머나먼 중앙아프리카 브룬디까지 여행을 할 예정이다.
한국교회 초기, 외국 주교들의 도움으로 「한불자전」을 발간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성경을 통해 먼 나라에 살아있는 말씀을 전하게 됐다.
키룬디어 성경을 완성하기 전, 성경의 교열, 감수를 위해 브룬디 무잉가 교구 소속 장 무렝게란트와리 신부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브룬디에서 현지어 성경이 가진 역할을 소개하며, 기대와 확신에 차 있었다.
오랜 민족 갈등을 겪은 브룬디에서 성경은 상처를 보듬고,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 또한 성경은 그 땅의 사제, 신자들 할 것 없이, 말씀을 더욱 깊이 연구하고, 이해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성서신학자로서 지난 2005년부터 키룬디어 성경 번역 작업에 참여했고, 브룬디 주교회의 성경 번역 대표자인 그로서는 감회가 새로울 따름이다. 그는 “더 말할 것 없이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리에게 쉽게 구할 수 있는 우리말 성경이 이들에게는 간절한 희망이자, 보물인 것이다. 성경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언어와 환경이 다름에도, 그 누구에게나 심신의 무한한 자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국어 성경을 소유하고 있지 못한 척박한 환경의 국가, 교회가 많다. 국제성경사도직후원회는 이러한 곳에 성경을 보급하고, 말씀을 통해 신앙을 전하는 매개체가 돼왔다.
이들의 활동처럼, 말씀의 양식을 필요로 하고, 기다리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관심을 좀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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