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빚어진 엄청난 비극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일컬어지는 하이옌은 필리핀 중남부 전역을 초토화시켜 이재민만 무러 1290만 명이 발생했다고 한다. 현지 상황은 사실상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통신과 교통 수단이 여의치 않아 긴급구호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도 어렵고, 현황 파악도 용이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우리는 이번 재앙을 맞이하는 필리핀 국민들의 굳건한 신앙심과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용맹한 마음에 크게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필리핀은 가톨릭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복음화가 확산돼 있는 나라이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이번 피해 속에서도 여전히 굳건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하느님께서 이 역경에서 자신들을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해 주실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물론 이번 재앙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까지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이미 빼앗겨 버린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로 인한 아픔은 오래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필리핀 국민들이 지혜롭고 용감하고 이 비극의 시간들을 이겨낼 것임을 믿는다. 특별히 우리는 하느님께서 이 복된 나라와 국민들의 고통에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는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들의 희망과 믿음을 더욱 굳세게 해주기 위해서 형제애적 연대와 사랑의 실천에 아낌없이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느님의 사랑은 특별히 이웃의 사랑과 자선의 실천으로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교회는 물론 국제사회 모두가 필리핀의 비극에 동참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신속하게 나섰다. 한국교회 역시 주교회의 차원에서는 물론, 각 교구와 본당에서 필리핀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과 일본 주교들은 공동으로 이번 재앙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뜻을 모으기도 했다. 사랑은 표현이고 실천이다. 주저하지 않고 아낌없는 사랑의 실천이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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