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가 2014년 교구 설정 10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교구민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실태 조사에 나섰다. 교구 전체 신자 중에서 1만 여 명이 넘게 참여한 광범위한 조사였다.
무엇보다 의정부교구가 도시교구와 농촌교구가 합쳐진 도농복합교구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한국교회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신자들이 ‘종교’에 앞서 ‘건강’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꼽은 부분은 아무리 세속주의가 교회 안에 만연하다 해도 다소 쇼크를 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교회 가르침과 사회 안에서의 법과 상충 할 때는 네 명 중 한 명만이 교회 가르침을 따르겠다고 했다 ‘신앙 따로 생활 따로’라는 말이 빈번하지만, 실제 생활 안에서 얼마나 그 상황이 심각한 수준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교회의 평신도들이 복음과 얼마나 유리된 생활을 하고 있는지 드러내 주는 표시가 아닐 수 없다. 상대주의와 세속주의의 시류 속에서 교회 안에도 그 기운이 얼마나 깊게 침투돼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신앙의 해’ 동안 계속 강조되었던 바지만, 중요한 것은 이처럼 허약한 신앙이 제대로 뿌리를 굳게 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교 신앙의 올바른 가치관을 보다 강력하게 인식시켜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대적 흐름을 감안해서 신자들 눈높이에 교회가 눈높이를 맞춰야 할 필요성도 있지만, 그만큼 신앙의 기본을 전수하고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노력은 더욱 배가돼야 할 것이다. 연령별, 대상별로 재교육의 장이 보다 활짝 열려야 한다. 사회교리 교육을 통한 재교육 방안도 시급한 것 같다.
실태 조사 결과와 관련, 교구장 이기헌 주교가 지적한 대로 향락주의·이기주의·소비주의 형태로 거세게 몰아닥치고 있는 세속주의에 대한 교회의 대처 방안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신앙의 해를 통해 교회가 다짐했던 새로운 복음화의 다짐이 더욱 절실히 요청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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