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은 지극히 당연하다고만 생각하던 교회 조직과 제도들에 대해서 개혁과 쇄신을 통해 ‘새로운 길’과 ‘창조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시켜준다. 교황은 권고에서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으므로, ‘사목적이고 선교적인 회개’가 필요하고, 교회 조직들을 ‘더욱 선교지향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교회 조직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교황은 개혁을 통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한다. 변화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다치고 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가 될지라도 ‘예숫 그리스도와 우정을 맺지 못한 채’ 살아갈 것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변화에 대한 교황의 거침없는 촉구는 우리에게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상기시켜 준다. 공의회는 굳게 닫혀 있던 교회의 문을 세상과 사회를 향해 열고, 기존의 관습과 전통, 체제와 의식에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현대교회의 면모를 갖추게 했던 역사적인 결단이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번 권고를 통해 교회, 그리고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를 크게 변화시켰던 공의회의 정신을 재연해주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에 대한 의지는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부터 구체적으로 실천되기 시작했고, 8명의 추기경을 뽑아 교황청 개혁의 자문역을 맡긴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 수 없다.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은 이러한 교황의 개혁 의지와 방향을 담은 청사진으로 보인다.
‘신앙의 해’를 통해 보편교회와 각각의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신앙을 다시금 성찰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한 신앙의 여정을 떠났었다면, 이제 교회는 그 신앙의 여정을 통해 발견해가고 있는 아름다운 신앙을 바탕으로, 교회 공동체의 내부를 성찰하고 쇄신과 개혁을 위해 노력할 때임을 교황은 일러주고 있다. ‘자신의 안위만을신경 쓰느라 폐쇄적인 교회’가 된 공동체로 머물지 않고, 교황의 당부대로, 거리로 나서서 가난한 교회,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가 되기 위해 쇄신하고 개혁하는 일을 두려워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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