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Social Doctrine)는 이제 가톨릭 교회뿐 아니라 세상에서도 주목을 받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자고 일어나보니(?) 그렇게 됐다. 개신교 목사인 친구마저 사회문제와 관련해 사회교리를 들먹일 정도니, 사회교리가 우리 사회에서 오늘날만큼 관심을 끈 적이 있었던가 싶다.
하지만 눈길을 잠시 교회 안으로 돌려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지 않을 수 없다. 사회교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현실 때문일까, 한국교회는 지난 2011년부터 해마다 인권주일인 대림 제2주일을 시작으로 한 주간을 ‘사회교리주간’으로 지내오고 있다. 신자들이 사회교리에 관심을 가지고 교회의 가르침을 내면화해 세상 속에서 실천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세 번째 사회교리주간을 맞았지만 울림은 그리 커지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사회교리를 실천하는 이들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비그리스도적인 일마저 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회교리는 가톨릭교회의 공식 교리서인 「가톨릭 교회 교리서」 ‘제3편 그리스도인의 삶’(지킬 교리)에서 다뤄지고 있는 중요한 교회의 가르침이다. 어떤 특별한 신자들을 위한 교리가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교리라는 말인데도 “우리와는 상관없다”며 한사코 고개를 저어대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과연 그럴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회교리에 따르면 정치란 가장 높은 형태의 자선”이라고 강조한다. 교황은 나아가 “능력껏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교황마저 종북몰이의 대상이 될 게 뻔하다.
산행을 하는데 나침반이 반드시 필요하듯 사회교리는 복잡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합당하게 살아갈 지침을 제시해 준다. 사회교리를 배척하고 모르쇠 하는 것은 반쪽뿐인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것을 신앙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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