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는 새해의 첫 날이자 제47차 세계 평화의 날인 1월 1일을 맞아 ‘형제애, 평화의 바탕이며 평화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담화를 발표하고, 평화가 사라져버린 듯한 오늘날 세상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우리 모두가 형제애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 담화에서 관계적 존재이자 하느님의 공통된 자녀들인 우리 모두에게 형제애는 본질적인 특성이라며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사랑만이 우리가 형제애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형제인 카인과 아벨이 형제애를 상실함으로써 어떤 비극에 도달했는지를 성서의 말씀을 통해 일깨우고, 형제애를 잃어버린 오늘날 사회와 세계에서 어떤 비극들이 발생하는지를 생생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교황은 사랑을 바탕으로 형제애를 회복함으로써 참된 평화를 회복할 수 있음을 일깨우고, 이는 가난한 형제들을 구하고, 경제를 정의롭게 바로세우며, 참혹한 전쟁을 중지하고, 온갖 부패와 범죄까지도 근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일깨우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두고 혼란과 분열, 긴장과 갈등, 서로에 대한 증오와 날 선 말들을 겪고 있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조차 빚어지고 있는 이러한 혼란과 분열은 건전한 민주사회의 특징인 토론과 대화, 타협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비방과 반대로 일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로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비방하고 논리적이고 공동선에 대한 공감과 존중을 완전히 잃어버린 채 우리 사회와 교회는 서로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담화가 촉구하고 있는 형제애와 공동선의 지향을 성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모든 것을 사랑에 바탕을 둔 대화와 용서, 화해로써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보수와 진보라는 이름으로 편가르기를 하고 있는 우리 사회와 교회는 이제 다시 한 번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가르침이 무엇인지, 복음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이 어떤 방향을 지시하는지 곰곰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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