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침묵이 잔잔하게 흐르는 곳.
천창으로 내려오는 따스한 온기가 비추는 곳.
연한 십자가 그림자가 포근히 안아주는 곳
그 곳에서,
여린 어린 양이 드리는 기도가 있습니다.
왜 주님의 눈이 아른거릴까요.
주님을 섬기는 어린양에게는 지울 수 없는
거울이 있다고 하던데
거울이 냉담을 틈타 한동안 숨어 있다가
그 곳에서
기도를 하던 순간에 나타난 것을 보니
결코 지워지지 않는 주님의 은총인가 봅니다.
그 거울 속에는 여린 양이 있을 거라 여겼는데,
냉담의 벽으로 곁에 계시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거울에는 주님의 은총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아무 말 없이 바라봐주는 시선이 따스함으로 전해지니
갑자기 울컥해지는 떨림을 느끼게 됩니다.
이 또한 주님이 주시는 고마운 선물입니다.
이제 단단했던 냉담의 공간을 비우고자 합니다.
그 곳에서 긴 시간을 기도의 시선으로 기다려주신
주님의 거울을 잊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알고 보니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너무 늦게 알았지만 다행입니다.
주님이 주신 선물을 보았으니까요.
평화의 마음을 간직하며 거울을 다시 쳐다봅니다.
기도드립니다.
주님의 거울이 항상 곁에 머물도록 이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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