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한지 8년째입니다.
고향은 조용하고 작은 중소도시였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제일 많이 살았던 곳은 서울이었습니다. 그러니 저의 귀농은 빌딩 숲에서 소나무 숲으로, 가장 복잡한 도시에서 가장 한적한 시골로 옮겨왔다고 생각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경남 합천의 작은 마을로 해발 300미터 정도에 위치해 있고, 가구 수도 4가구가 전부입니다. 저는 집 앞뒤가 논밭인 최적의 환경에서 전업 농부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시골에 살면서 하느님과 더 가까워졌습니다. 흙을 만지고, 농사를 지으며 예수님의 말씀을 더 많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들은 비유가 많아 오늘날의 우리들이 알아듣기 힘들다고 생각해왔었는데 그것은 우리가 자연을 떠나 살기 때문에 알아 듣지 못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골에 살기 전에는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이 참 황량하게 보이고, 때론 쓸쓸하게 와 닿았습니다. 그런데 농사를 지으면서 겨울 들녘은 황량함이 아니라 감사함과 휴식 그리고 새로운 준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하여 소출을 내었고, 그렇게 소출을 내게 되었던 것에 감사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는 것입니다.
휴식이 있어야만 새로운 생명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내려놓을 수 있어야만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자연은 겨울 추위 아래서 움직임 없이 보이지만 깊은 곳에서 에너지를 비축하며 새로운 봄을 꿈꿉니다. 자연은 후회도, 좌절도, 망설임도 없습니다. 내려놓고 또다시 시작하는 생명만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자연은 늘 활기찹니다. 자연 속에 살면서 비로소 참다운 휴식을 배워갑니다. ‘내려놓는 것’ 그것이 진정한 쉼입니다.
‘하느님도 7일 날에 쉬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쉼으로 얻어지는 생명을 살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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