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1/3은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신앙의 삶을 살고 있다. 숫자로 보면 국내 종교 중 최대 규모다. 세워진 교회의 모습들도 다양하다. 반면 그리스도교가 우리 사회의 분열을 해결하고 화합과 공동선 실현에 기여하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걸림돌로 그리스도교 간의 분열과 지나친 경쟁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그 내면에서는 일치와 협력을 경험하기 보다는 선교 전략상의 의도적인 차별 정책으로 서로 다른 종교인 것처럼 이질감을 느끼며 지내왔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 봉사하기 보다는, 교세 확장을 통해 각 교회의 영광을 드러내는데 더 급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스도인들의 분열을 걸림돌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복음 선포에 해를 끼친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 자체에 모순되기 때문이다. 또한 서로 한 형제라고 부르는 이들끼리도 일치하지 못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화합과 협력을 강요할 순 없는 일이다.
올해 일치기도주간에는 천주교와 개신교, 성공회, 정교회 등 11개 그리스도교 교단의 ‘갈라진 형제들’이 한데 모여 이러한 지난 시간들을 성찰했다. 나아가 향후 일치운동은 신학적 대화를 포함해 본격적인 일치 증진 활동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뜻을 다졌다.
앞으로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이 이뤄야할 과제는 종교적 차원 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일치가 진정으로 이뤄질 때 이웃 종교들은 물론 대사회적 대화와 협력을 통한 공동선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결실은 교회는 교회 스스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는 복음적 명제에 충실할 때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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