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이 넘치는 시대다. 특히 SNS (사회 관계망 서비스)의 파급 효과로 인해 그 전파 속도는 광속에 비유될 정도다. 또 사람들이 이를 또 적극적으로 담아 옮기면서 막말과 악플, ‘아니면 그만이다’식의 유언비어 헛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만큼 의미 없는 ‘말’들 속에 신뢰의 자리들도 점점 잃어가는 듯 보인다.
오는 13일로 선출 1년을 맞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가 ‘서민 교황’으로 불리며 ‘폭발’하고 있다. 매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을 들으러 신자들이 몰린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8만 5천여 명을 기록했을 정도다.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비해 17배 달하는 수치다. 그래서 바티칸 관광산업도 덩달아 ‘프란치스코 붐’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런 뉴스들을 입증이라도 하듯, 지난해 미국 타임지는 ‘70대의 슈퍼스타’라고 칭하며 2013년 올해의 인물로 교황을 선정하기도 했다.
사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난한 교회’ ‘소외된 이들과의 연대’에 대한 역설은 새로운 것이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이나 이전 교황들의 회칙 등을 통해서도 교회는 꾸준히 가난하고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시선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과 행동이 신자들을 비롯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그 자신이 ‘말씀’ ‘복음’대로 먼저 낮추고, 실천하는 ‘행동’에 있다고 보여진다.
교황 즉위 강론 일성(一聲)은 ‘가장 가난하고 가장 약하고 가장 비천한 사람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였다. 그 의지대로, 전 세계 가톨릭 신자 10억 명의 수장인 교황은 한 언론의 보도처럼 ‘어느 작은 교구의 신부 같은’ 소박한 생활을 자처하고 있다.
관저 대신 바티칸 내 사제 공동 기숙사에 머무르고 대형 자동차 대신 중형 자동차 정도의 차량을 타고 경호원도 최소한으로 대동한다. 그간 순금으로 만들던 교황 반지도 도금한 은반지로 바꿨다.
그렇게 낮은 자세로 일상의 삶을 살면서, 한편 즉위하며 밝혔던 의지대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고 연대하는 모습을 보인다. 생일에 노숙자들을 초대하고 세족례 때는 무슬림 여성의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추었다.
이러한 교황에게서 사람들은 행복을 느낀다. 말이 앞서고, 책임지지 못할 말과 행동하지 않는 말이 넘치는 불신의 시대에서 말보다 행동으로 가난한 이들에 대한 배려와 진정한 사랑 나눔의 의미를 보이는 교황 모습이 삶과 신앙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를 보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오는 5일 재의 수요일을 기점으로 40일의 사순절이 시작된다. 주지하다 시피 사순절은 기도와 참회의 시간이다. 그만큼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쇄신의 시기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사순 담화에서 역시 ‘가난’을 강조했다. “가난한 이들과 죄인들을 돕기 위한 희생을 하는 가운데 용기 있게 예수님을 따르자”고 했다.
참회하고 쇄신 한다는 것은 결국 행동과 실천을 수반하는 것 일게다. 올 사순절은 신앙인 모두에게 ‘말’ 뿐만이 아닌, ‘행동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야고 2,17) 이라는 말씀이 더욱 되새겨지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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