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이 추기경에 임명됐다. 삼종기도 직후 이뤄진 교황 프란치스코의 깜짝 발표에 한국교회와 사회 전체가 깜짝 놀랐고 한국교회 세 번째 추기경 임명 소식에 기뻐했다.
염수정 추기경의 임명은 한국교회의 새로운 추기경 탄생이라는 점 외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번에 임명된 19명의 새 추기경 중 아시아는 필리핀과 한국뿐이다. 한국교회 첫 추기경 고(故) 김수환 추기경과 두 번째 정진석 추기경 사이의 공백이 37년인데 반해 8년 만의 추기경 임명은 한국교회 위상이 짐작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교회 신자가 536만 명(2012년 기준)이다. 규모도 규모지만 자생적으로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인 변방의 작은 나라의 신앙심은 세계의 교회 못지않게 뜨겁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지난 2월 22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진행된 서임식 도중 염수정 추기경에게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고 고백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보편교회의 사랑과 관심이 쏟아지는 한국교회는 올해 분주한 한 해를 보내야 한다.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식과 아시아 청년들이 한 데 모이는 아시아 청년대회 등 굵직굵직한 행사들이 예정돼 있다. 거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한도 논의되고 있다. 30년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이후 외적으로 성장한 한국교회의 과거를 생각한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결정되기만 하면 그 영향은 그에 못지않으리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소박하고 작은 바람이 하나 있다면, 요란하고 시끌벅적한 행사로 그치지 않고 작지만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겸손하고 소박한 교황 프란치스코의 모습을 본받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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