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위기를 논할 때 항상 등장하는 구호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청년들의 신앙적 활력이 가장 왕성한 공간인 청년성서모임. 김규빈(엘리사벳·28)씨는 바쁜 직장 생활 중에도 화요일 퇴근 이후와 주일 내내 성서모임 봉사에 쓴다. 성서모임을 통해 느낀 하느님의 현존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가톨릭학생회에서 신앙을 나누는 나누리(율리안나·27)씨는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한다. 학생이라 여유가 없어 재능기부나 봉사로 신앙을 실천한다. 매일 묵주기도, 적어도 한 번은 평일미사에 참례하는 이마리아(가명·34)씨는 없는 살림에도 4곳의 고정적인 기부로 자선을 실천한다.
이들 중 일부는 ‘냉담교우’로 분류된다. 판공성사표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이들은 열렬한 가톨릭신자들이다.
본당에 청년이 줄어드니 교회에 청년이 없다는 우려가 많다. 하지만 가톨릭청년들은 결코 교회를 떠나고 있지 않다. 그들은 오히려 사회 속에서 경쟁과 물질주의, 세속주의를 강요받으면서 기성세대보다도 더 신앙과 영성에 목말라하고 있다.
선입견을 버리고 살펴보면 청년들이 얼마나 신앙을 목말라하는지 알 수 있다. 서울대교구 청년부 2012년 ‘청년신자의 신앙생활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은 ‘살아있는 신앙체험의 기회 부족’(36.2%)을 크게 안타까워했다. 대다수인 76%는 전례의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에 큰 호감을 나타냈다.
각종 청년 신앙 프로그램과 전례교육 등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청년층 인구가 급감하는 한국 사회 안에서 젊은이들의 입교는 객관적인 통계수치로도 꾸준한 증가세이다. 그들이 종교와 신앙을 외면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그러면 왜 우리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그렇게 무책임하게 치부하고 마는가?
지난 2011년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관한 광범위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나그룹(미국 개신교 리서치 그룹)의 회장 데이빗 키너먼. 그는 저서 「왜 젊은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떠나는가?」에서 교회가 과도하게 ‘전통적’인 청년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기성의 눈과 제도로 청년들을 보려고 한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청년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찾는다. 특히 청년들은 활동성과 열정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신앙을 실천으로 옮기려고 한다.
이동이 잦은 청년시기의 여건상 본당에는 쉽게 뿌리내리지 못하지만, 학교나 직장 생활 속에서 각종 사도직단체와 모임 등을 통해 신앙을 키우고 실천한다. 다양한 청년사도직단체에는 끊임없이 청년 봉사자들이 활동하고, 봉사에 참여하며, 어려운 이웃을 찾아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한다.
청년들을 본당으로 끌고 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청년 사목자 및 관계자들은 청년들을 위해 그들의 생활방식에 적합한 다양한 신앙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본당과 청년사목부서의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안이 어떤 것이어야 하든, 청년들은 결코 교회와 신앙을 떠난다고 단언할 수 없다. 분명히 우리는 가톨릭청년들에 관해 희망을 말할 수 있다. 그 희망이 교회를 더욱 다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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