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회의는 춘계 정기총회에서 중요한 사목적 과제 중의 하나인 미사와 성사생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한 ‘공동 사목 방안’을 발표했다. 이 사목 방안은 ‘주일미사와 죄의식 간의 고리’를 끊고 미사와 성사가 참된 ‘복음의 기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공동 사목 방안이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는대로 많은 신자들이 주일을 단지 휴일로 여기고, 주일미사와 고해성사가 단지 신자로서 요구되는 의무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 의무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 그에 따른 죄의식과 압박감으로 오히려 냉담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사목 방안은 이같은 문제를 기쁨으로서의 복음,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라는 측면에 주목하고 신자들의 부당한 압박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참된 성사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는 촉구가 아닐 수 없다. 특별히 이번 사목 방안은 수년간에 걸쳐 사목 현장의 상황을 충분히 연구하고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마련된 사목적 결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사목자들이 자칫 주일미사 참례의 전통적이고 신앙적인 의무감이 해이해질 수 있음을 우려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공동 사목 방안이 담고 있는 고민과 제안들이 한국교회의 사목 활동의 방향에서 매우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이번 사목 방안의 취지를 살리고 이를 사목 현장에서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신자들과 사제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신자들은 전례의 참 의미를 깨닫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교회 당국은 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사목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사목자들은 지속적인 재교육을 마련하고 전례 집전을 위한 자세를 다지고, 강론에 대한 더욱 열심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형식화된 신앙에서 벗어나 참된 신앙의 기쁨을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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