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권고문 ‘복음의 기쁨’(Evajgelii Gaudium)이 전 교회적으로 쇄신을 향한 ‘화두’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한국 주교회의는 2014년 춘계 주교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복음의 기쁨’ 내용을 전 교회 차원의 실천 운동 방향으로 모아 가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고, 최근 외신에 따를 때 교황청 기구 수장들도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회의를 갖고 ‘복음의 기쁨’을 교황청 업무에 어떻게 일체화 시킬지 토의했다.
이같이 보편교회를 비롯 한국교회 안에서도 ‘복음의 기쁨’을 단순히 권고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삶 안에서 구체화 하는 작업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주교회의는 권고 내용을 보다 깊이 다루는 학술대회를 열고 각 교구 차원에서도 ‘복음의 기쁨’을 숙지하도록 하는 장을 만들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향후 전국 교구의 움직임이 주시되는 바다.
사실 한국교회의 ‘복음의 기쁨’에 대한 관심은 출판 전부터 조짐이 보였다. 로마에서 출판되자마자 언론 매체와 SNS를 통한 ‘평’들이 회자된 영향이 있었겠지만, 초판 5000부의 예약 판매가 완료되는가 싶더니 발행되자마자 2주 만에 2만 부가 주문되는 기록이 세워졌다. 기존 교황 문헌들이 평균 판매량 3~4000부 정도에 그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어떻게 풀이할 수 있을까. ‘기존 교황 문헌들과 달리 구체적인 내용과 편안한 문체가 신자들에게 어필되고 있다’고 출판계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혼탁하고 물질주의와 이기주의, 세속주의가 넘치는 세상 안에서 ‘신앙인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문제를 특히, 현대사회 안에서의 선교적 교회 모습을 좀 더 실질적으로 나누고 있는 데서 공감을 자아낸다는 생각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을 통해 무엇보다 가난한 교회를 강조한다. “쇄신된 교회의 특징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평화의 증진”이라 했다. ‘신앙의 해’ 이후로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쇄신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교회 입장을 볼 때 ‘복음의 기쁨’은 그런 면에서 포스트 신앙의 해를 어떻게 지내야 할 것인지, 또 예수님 닮은 가난한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 것인지 분명한 지침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오는 8월 교황 방한과 함께 124위 시복식을 치르게 될 한국교회는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내적 성숙과 쇄신을 향한 전면적인 신앙적 활력의 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이 시점에서 “기뻐하기 위해 가난한 이들을 먼저 바라 볼 것”을 촉구하고 “그리스도인은 기쁨을 나누는 사람, 아름다운 전망을 보여주는 사람, 그리고 풍요로운 잔치에 다른 이들을 초대하는 사람”이라고 한 교황 권고는 한국교회 신앙인들이 우선적으로 마음에 담아야할 키워드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사람들 언어에 익숙해지고 하느님 말씀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면, 사람들 말에 많이 귀 기울이고 그들 삶을 나누고 그들에게 사랑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과 함께.
이는 한편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하기 위해 온갖 고초 속에서도 사랑 실천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그분과 함께 부활하리라는 희망 속에 칼날 아래서도 하느님을 증거 했던 신앙 선조들을 떠올리게 한다.
부활절을 맞았다. 부활의 기쁨이, 그로 인한 복음 선포의 기쁨이 우리 신앙인들에게 진정한 참기쁨이 되기 위해서 어떤 결단이 요구될 것인지는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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