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물리치고 부활하셨다. 오늘 우리는 십자가에 매달려 인류의 죄를 구속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의 세력을 넘어서 일어선 바로 그 순간을 기념하고 축하하고 있다.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신앙의 핵심이다. 부활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는 죽음이 또다른 생명과 이 세상에 평화를 가져다주었고 이 생명과 평화를 받아들일 때 영원한 생명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셨다. 그것도 당신 자신을 무한히 낮추심으로써 드러내 주셨다. 어떠한 조건도 없이.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러한 부활의 신비를 믿을 수 없게 만드는 현실이다. 경제적 사회적 현실뿐만 아니라 물질주의 상대주의 이기주의로 인한 정신적 피폐함 속에서 부활의 벅찬 소식은 외면된 채 냉소와 의심 갈등 분열만이 가득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앙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일까. 무엇보다 먼저 부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 일게다. 세속의 타락함에 타협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준 변하지 않는 진리를 증거하고 드러내 주는 것이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014년 부활 메시지를 통해 “재물이나 명예와 같은 온갖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고 내게 소중한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 순교이자 부활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부활의 기쁨만을 노래하기에 앞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자신을 몸소 내어주심으로서 비움과 화해 용서를 가르치시고, 어린아이와 가난한 이들 틈에서 하늘나라의 행복을 가르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살아야 한다. 부활의 영광은 이기적인 영광이 아니라, 주님과 이웃을 섬길 때 비로소 빛나는 영광으로 자리잡게 된다.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발걸음 속에서 부활의 희망을 증거하고 실천하는 노력은 더욱 절실한 과제로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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