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갑자기 온 나라에 ‘웰빙’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여태 살면서 잘 듣지도 알지도 못한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사람 정신을 쏙 빼 놓고 있습니다. 몇 해 전만 해도 손님이 알아주지도 않고 관심도 없던 친환경농산물 판매장이 여기저기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왜 요즘은 도시마다 천주교 우리농, 한살림, 아이쿱과 같은 생협들이 헤아릴 수 없이 늘어나고 있는 걸까요?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하여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참 바람직한 일입니다. ‘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채소, 분유, 주스, 쌀, 과일 등 가릴 것 없이 유기농 유기농 하면서 몰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었다는 증거입니다. 건강한 사회에서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이미 우리의 몸과 마음이 ‘유기농’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농사짓다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나이 드신 농부들이 뿌려대는 제초제와 농약과 화학비료들이 땅을 병들게 하고 지하수를 병들게 하고 개울과 강과 바다를 병들게 한다는 것을.
병든 땅에서 어찌 건강한 곡식이 자랄 수 있으며, 병든 몸에서 어찌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겠습니까? 어린이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아토피나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을 한다는 말이 들리는 슬프고 안타까운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에 사람과 자연을 살릴 참된 대안은 내놓지 않고 유기농이란 말만 늘어놓으면서, 돈놀이에 정신이 없으니 어찌 자라나는 아이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묻는 것입니다. 유기농을 아십니까?
사람들이 생각도 없이 함부로 먹고 마시고 쓰고 버리며 살아온 탓으로 하늘에는 산성비가 내리고, 땅은 병들어가고, 모든 생명이 죽어 가는데, 국가의 정원이고 겨레의 어머니인 우리 농촌이 무너져 내리는데, 지구온난화로 말미암아 기상이변이 날로 커져 농사뿐만 아니라 사람마저 살아가기 어렵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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