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교황이 시성됐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지난 달 27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역사적인 시성식을 거행하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개최한 요한 23세와 역사상 가장 오랜 재위 기간을 기록한 교황들 중의 한 명인 요한 바오로 2세를 동시에 성인품에 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시성식 미사 강론을 통해 두 교황이 20세기 가톨릭교회를 이끌었던 두 버팀목이라고 평가했다. 즉, 중세교회의 미명 아래 사로잡혀 세계와 사회와 유리되어 복음화의 활력을 잃었던 가톨릭교회를 개혁과 현대화하는데 있어서 공통적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두 목자로 보았던 것이다. 이는 요한 23세를 진보적, 요한 바오로 2세를 공의회의 정신을 퇴색시킨 보수적 인물이라는 일부의 견해와 달리, 두 교황이 모두 교회 쇄신을 시작하고 발전시킨, 성령이 인도하는 교회 개혁의 지도자들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두 교황의 동시시성은 단지 이들 두 인물의 업적에 대한 찬탄에 그치지 않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을 통해 분명하게, 이들이 가장 최고의 모범적이고 신실하며 열정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에 주목하고 우리 모두가 그 삶을 본받기를 원했다. 결국 이번 시성은 위대한 두 인물에 대한 현양을 넘어서, 그들의 삶이 주는 교훈, 교회를 새롭게 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한다.
더욱이 한국 교회는 오는 8월, 현재 보편교회의 쇄신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실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있다. 모든 교황 방한 행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취지대로 간소하고 소박하게 치러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전하는 메시지이고, 그 메시지는 근본적으로 한국교회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두 교황의 시성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 역사적인 두 가지 사건 모두가 한국교회에는 쇄신과 개혁의 촉구인 것이다. 교황 방한 준비의 과정에서 이는 가장 핵심적인 고려사항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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