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탈북과정을 거쳐 한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은 새로운 정착지에서의 삶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하고 온 이주민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대부분이 사전 준비없이 한국에 입국했으며, 최근에는 먼저 입국한 가족들의 도움으로 탈북하는 경우가 증가하긴 했으나 상당수가 연고가 없는 상태에서 입국한 경우로 한국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적 기반이 전무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은 탈북자의 적극 수용 및 사회적응에 필요한 영역에 대한 적극 지원 등의 ‘인도주의에 입각한 특별한 보호·지원’과 ‘통일대비 역량 강화를 위한 실질적 통일준비 차원의 지원’으로 남북주민의 원활한 통합을 도모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제도의 변화 과정은 크게 다음의 다섯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윤여상, 2009) 첫 번째 시기는 ‘보안차원 수용시기’(1953~1961)로 1953년에 공식적인 법률이 최초로 제정되었으며, 이때는 군사안보 차원에서 수용됐던 시기이다. 두 번째 시기는 ‘보훈차원 수용시기’(1962~1977)로 1962년 ‘국가유공자 및 월남귀순자특별원호법’이 제정되어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체계적 지원이 이루어졌다. 세 번째 시기는 ‘체제선전차원 수용시기’(1978~1992)로 국가유공자 관련 법률에 포함되어 있던 북한이탈주민 관련규정이 1978년 ‘월남귀순용사 특별 보상법’으로 통합되어 제정되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이 등장했다. 이 시기 수혜의 폭은 이전에 비해 특별임용제도, 주택무상제공, 가족전체의 직장알선 등 월등히 높은 수준의 지원이 이루어져 국가유공자보다 오히려 풍족한 혜택이 제공된 시기였다. 네 번째 시기는 ‘사회복지차원 수용시기’(1993~1996)로 주무 부처도 국가보훈처에서 보건사회부로 이관됐으며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기존의 특혜적 성격의 지원은 남한 내 영세민과의 형평성 문제, 급증하는 북한이탈주민으로 인한 예산 확보의 어려움 그리고 체제안정으로 인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식 변화 등으로 인해 재검토되어 1993년 ‘귀순북한동포보호법’으로 개정되어 많은 지원들이 축소되었던 시기였다. 마지막 시기는 ‘통일 대비적 차원의 수용시기’(1997~현재)로 기존 정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비판에 따라 1997년 7월에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이때부터 통일부가 주관하게 됐다.

현행 북한이탈주민 정책의 기초는 1997년 재정된 법률에서 비롯됐으며 2000년 초반까지는 법률에 기반하여 기초적 수준의 정착 지원체계를 만들었다. 가장 의미 있게 살펴볼 수 있는 변화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시각을 마련한 2005년을 기점으로 북한이탈주민 지원 정책은 자활과 자립을 강조하여 ‘일회성 현금 지원’에서 자립·자활과 연계된 인센티브·분할 지급 방식으로 개선됐으며, 다양해진 북한이탈주민의 특성(연령, 성별, 학력 등)과 욕구별 ‘맞춤형 정착지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의 역할 증대’를 위해 통일부와 지자체가 함께 지원 및 지도·감독하는 ‘지역적응센터’를 만들었으며,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을 설립했다. 현재 130여 개의 민간단체들의 활동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