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전교구 당진 신리성지에서는 큰 축제가 있었다. 신리성지에 주교관을 마련하고 박해시대 한국교회에서 20년 넘게 헌신적인 사목을 펼치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성 안토니오 다블뤼 주교의 시성 30주년을 기념해 성지 내에 조성된 ‘성 다블뤼 기념관’과 ‘순교자 기념공원’ 봉헌식이 있던 날이다.
봉헌식에는 프랑스에서 귀한 손님들도 찾아왔다. 다블뤼 주교의 출신교구인 프랑스 아미앙교구 교구장을 2003년부터 10년간 역임한 현 브장송대교구장 장 뤽 브예해 대주교와 다블뤼 주교의 후손들까지 봉헌식에 자리해 성 다블뤼 기념관 봉헌의 의미를 더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1500여 명의 신자가 봉헌식장을 가득 메우고 날씨까지 더없이 청명해 봉헌식은 그야말로 환희로 가득했다.
기자는 봉헌식이 끝나고 통역을 통해 다블뤼 주교의 후손 대표로 한국을 찾은 안 카트린 수녀와 인터뷰를 하느라 점심을 좀 늦게 먹었다. 점심 식사 후 추가 취재를 하고 시간을 보니 합덕터미널에서 서울로 출발하는 오후 4시 버스를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성 다블뤼 기념관에 전시된 유물과 신리성지 내에 원형이 보존된 다블뤼 주교관을 둘러보니 이럭저럭 버스 시간이 돼서 성지를 나섰다. 그 많던 인파가 북적대던 성지는 고즈넉하고 쓸쓸하게 느껴졌다.
성지를 나가는데 한 켠에서 봉사자 몇 분이 모여 설거지를 부지런히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저 분들이야말로 오늘 봉헌식의 숨은 공로자’라는 생각이 머리를 강타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성실히 일하는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잠시 묵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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