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만700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은 분단된 한국사회에서 특별한 존재이면서 한편 평범한 대한민국의 국민이기도 하다. 북한이탈주민이 가진 특수성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차이가 큰 북한 출신이라는 점과 통일을 꿈꾸는 한반도의 사회적 상황이 부여한 특수성이라 할 수 있는데, 한편 북한이탈주민 개인들은 평범한 한 사람, 시민, 국민이라는 마음도 크다. 북한이탈주민이 가진 존재의미의 다양성을 고려하면서 정착을 돕기 위해서는 여러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정부 차원의 과제로 정착지원의 내용에 변화가 필요하다.
정착지원의 주된 내용은 주거·의료·교육·생계·취업 등 초기 정착단계에 집중 지원하는 것으로 초기에 안정적 정착이 남한 정착기간을 단축시키고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들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고안된 지원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은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시기를 앞당기는 등의 긍정적인 성과도 있었으나, 정착의 이슈가 많아지고 요구들이 세분화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정착초기의 생계 지원형 수준을 넘어선 정착시기별로 정착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개입 및 북한이탈주민의 개별화된 역량을 계발하는 형태의 정착지원 내용의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에서 5년이상 10여 년 정도의 정착경험이 있는 북한이탈주민들 중에는 남한에서 전문영역에서 일하고 싶은 욕구나 조건은 갖추고 있나 전문적 영역 및 제도권 영역안으로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제반 여건들을 마련하고 불필요한 혹은 현재까지 다뤄지지 않았던 제도 및 법, 규정들에 대해서 점검하고 그것을 보완하여 사회 여러 영역에서의 걸림돌들을 제거하여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전반에서 역할과 기여를 할 수 있는 정책방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 차원 및 시민사회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영역으로 정착지원의 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이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시민사회에서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필요한데, 정부의 정책 방향이 이것이 가능하도록 변화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북한이탈주민 당사자들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넘어서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상호간의 경험 속에서 이해와 배려를 축적할 수 있는 남북한 주민통합 측면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동안 북한이탈주민의 취약한 인적자본을 보충 및 확대하기 위해서 다양한 지원(직업훈련 및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했다면 이제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적 자본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지역주민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를 통해서 남한사회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습득하고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지역사회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정착지원의 방향성이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착지원 서비스 제공방식에서의 변화를 통해 남북한 주민들이 섞여서 함께 서비스를 제공받는 형태의 정착지원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착지원은 통일 한국의 중요한 바탕이 될 수 있는 사람의 통일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