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바티칸에서는 조용하지만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교황 프란치스코가 미소를 띤채 지켜보는 가운데 따뜻한 포옹을 나누었다. 교황이 중동 방문 때 제안했던 평화를 위한 만남이 실제로 성사된 것이다.
일체의 종교적 상징물이 보이지 않도록 배려한 교황청에는 두 정상과 교황 외에 정교회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가 함께 자리했다.
유대교,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기도들이 바쳐졌고, 평화를 기원하는 악수를 나눴으며, 평화의 상징으로 올리브 나무를 심었다. 교황은 평화를 위한 노력이 전쟁보다도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며 ‘증오와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버릴 것을 촉구했다.
분쟁 당사국 두 정상들의 실제 속내가 어떠한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모두가 평화로운 공존을 염원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까지도 위협하는 일명 화약고로 불리우며 오랫 동안 끊임없는 분쟁 속에서 살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인간적인 노력들이 성과를 얻지 못했을 때, 바로 그 때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의 도우심이라고 말했으며 그것이 바로 이날 두 정상의 평화 기도회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중재를 통해 성사된 두 정상의 평화 기도회가 중동 평화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교황과 가톨릭교회는 성지의 평화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앞으로도 할 것이며, 이날 기도회는 지금까지의 노력을 잇고 앞으로의 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황 스스로 지적했듯이, 참된 평화는 신의 은총이라는 점에서 우리 역시 성지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지속적으로 바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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