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뤄진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농성장 강제 철거 과정이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이뤄진데 대해서 우리는 개탄을 금치 못하는 심정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물론 수녀들에게까지 ‘무차별적인 폭력과 정결을 상징하는 베일을 벗기는 등 견디기 힘든 모멸감’을 안겨준 것에 대해서 우리는 강력한 항의를 하고자 한다.
밀양시는 지난 11일 경찰의 지원 속에 송전탑 농성장을 일제히 강제 철거했다. 200여 명의 공무원과 2000여 명에 달하는 경찰 병력을 동원해 이뤄진 이날 철거 과정은 대부분 노인들로 이뤄진 농성 주민들과 수녀들의 기본적인 인권 존중의 자세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적법한 절차나 원칙까지도 무시함으로써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날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정부와 한전에 전하는 긴급호소문을 발표, “폭력은 더 큰 폭력을 낳고 가난한 이들의 호소를 힘으로 눌러 얻는 평화는 거짓 평화”이기 때문에 대화로 사태를 해결해주기를 간절하게 촉구했다. 이를 위해 정평위는 당장이라도 모든 종교인들의 뜻을 모아 대화의 기회를 마련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이러한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강제 철거에 나섰고 결국 폭압적인 독재정권 시절에도 없었던 수녀들에 대한 폭력 사태까지도 자행함으로써 밀양에서 이미 일상화된 폭력과 인권 침해, 나아가 종교 탄압의 혐의까지도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이에 수도자들은 성명을 발표, 묵과할 수 없음을 밝히고,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을 촉구한 바, 우리는 이러한 수도자들의 입장에 지지를 보내고자 한다. 아울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지금부터라도 가능한 모든 대화의 통로와 방법을 통해서 평화롭고 적절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