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사목방문을 앞두고, 교황권고를 바탕으로 한국 교회 안팎의 실태를 식별하고, 쇄신 방안을 공유하는 토론과 논의의 장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토론과 논의의 현장에 참여하는 평신도들은 소수다.
지난 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일정도 최종 확정됐다. 교황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푼 이들과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와주시지 않는다고 불만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가 상반된다. 또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교황 방한이 ‘나’와는 관계없다는 식의 시선도 보낸다.
교황은 우리가 복음의 기쁨으로 ‘일어나’ 세상을 더욱 밝게 ‘비출 수’ 있도록 힘을 주기 위해 우리를 찾아온다.
‘일어나 비추어라.’(이사 60,1) 혹자는 그 주인공이 청년들이라 하고, 혹자는 수도자라 하고, 혹자는 사제들이라 말한다. 그러나 ‘복음의 기쁨’으로 ‘일어나’ 세상을 ‘비출’ 주인공은 ‘소수’의 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이다.
게다가 교황 방한 본연의 의미를 젖혀둔 채 교황을 영웅시하는 에피소드에만 집중하거나, 교황과 관련한 행사 등에만 관심 갖는 것은 한 주교의 지적처럼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을 보는 형국이다.
교황은 즉위 이후 줄곧 가장 가난하고 고통 받고 슬퍼하는 이들 곁에 서슴없이 다가갔다. 최근 중동을 사목방문한 여정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의 행보를 따르다보면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예수는 어떤 삶을 살았으며, 무엇을 가르쳤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예수를 만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지금 이 시간, 예수 그리스도가 왜 허름한 마구간 구유에서 태어나셨는지 다시금 떠올려볼 때다. 나부터 주변의 ‘마구간’이 어디인지 찾아 나설 때다. 그때서야 진정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또 다른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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