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성인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교회 최초의 사제로서 사제수품 후 순교하기까지 가난과 겸손, 용기, 순종, 헌신의 모습을 드러낸 분이다. 한국교회 성직자들의 수호자이시기도 한 성 김대건 신부는 현재 중학생 나이인 15세 때 낯선 외국에서 힘겹게 공부했고 온갖 어려움 속에 사제품을 받았다. 그리고 불과 1년 만에 25세 청년기 나이에 하느님을 증거하며 생을 마감했다.
성인의 생애를 보면 어떤 위치나 환경에서도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으며 겸손과 순종의 모범을 보였다. 위기에 처할 때 마다 전적으로 하느님께 의탁하는 참 신앙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한 김대건 신부의 신앙은 초기 한국교회의 주춧돌이 되었을 뿐 아니라 현재 수천 명 한국인 후배 사제들을 탄생시킨 씨앗으로 남았다.
‘…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다하여 역량을 더하여, 마치 용맹한 군사가 병기를 갖추고 전장에 있음 같이 하여 싸워 이길지어다. 부디 서로 우애를 잊지 말고 돕고, 아울러 주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환난을 앗기까지 기다리라.’
1846년 8월말 옥에 갇혀 있던 상황에서 신자들에게 보낸 회유문 한 구절이다. 어떤 환난을 당하더라도 이겨내고 서로 사랑하며 돕고 살기를 바라는 김대건 성인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세속주의와 상대주의의 거센 물결 속에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작금의 신앙인들에게도 시사 하 는 바가 큰 대목이다. 매년 김대건 성인의 축일을 맞으며 그의 삶과 영성을 따르고자 다짐하는 우리들 이지만, 삶 안에서 그런 노력들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실천되었는지는 한번 살펴볼 일이다.
전 한국교회가 쇄신의 계기로 기다리고 준비하고 있는 교황 방한이 이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김대건 성인의 축일을 계기로 좀 더 새로운 마음으로 그 분의 삶과 신앙을 묵상하며 앞장서 따르고 실천하는 다짐이 있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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