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을 외국에서 선교생활을 하고 들어 온지도 어느새 6년이 되었다. 선교회를 개척하느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강의를 하다 보니 내 머릿속에는 지금도 한국의 복음화와 선교회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있는 것 같다.
아직도 미미한 지명도는 어느 순간 내 시야를 좁게 만들고, 자주 조급한 마음과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할 때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삶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러기에 기도는 생존을 위한 수단처럼 되어버릴 때가 많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깊이 하는 차원은 너무도 사치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사람의 견문을 넓혀준다지만 선교사인 나에게 여행이란 없다. 단지 ‘세상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무엇을 위해 세상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는가’라고 묻는다면 선교를 위해서, 회의를 위해서 또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방콕에서 아시아 교회운동단체를 위해 교황님 권고 ‘복음의 기쁨’에 대한 세미나 겸 회의를 마치고 왔다. 내가 말한 이곳저곳 중에 한 곳이었다. 방콕은 그 ‘이곳저곳’ 중 한 장소였지만 그곳에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의 열정이 한국이라는 곳에서 어느덧 아시아에 대한 전망을 흐릿해지고 마치, 한국의 복음화라는 것만을 위해서 또는 선교회 개척만을 위해서 이리저리 뛰면서 좁아지는 내 시야를 다시금 넓혀주며 삶에 숨통을 터주었고, 하느님 사랑에 대한 새로운 활기와 선교와 복음화에 대한 열정을 회복시켜 주었다.
견문을 넓히기 위해 여행? 아니, 하느님을 향한 열정에 전염되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님이 더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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