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이야기는 솔직하고 재미있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사소하고 당연했던 일 혹은 관심도 없었던 상황에서 아이들은 이야깃거리로 발견하고 영화로 만들어냈다. 레고 블록을 통해서 ‘말의 힘’(연출 원진영)을 전했고, 6·4 지방선거를 통해 ‘선거에 대해 알아보기’(연출 이승희)도 했다. ‘보고 싶은 외할아버지’(연출 한근호)를 향한 마음을 표현했고, ‘생명’(연출 손지호)라는 묵직한 주제도 아이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한국가톨릭문화원이 마련한 제1회 한국가톨릭어린이영화제에서는 전국 초등학생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가족과 친구, 자연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모든 것들이 소재가 됐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김근영양의 ‘Angel's Prayer’와 김정훈군의 ‘내가 섬기는 하느님의 선물’ 등 신앙에 대한 진지한 시선은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의 민병훈 감독이 “어른들은 표현할 수 없는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꽤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30여 편의 영화들은 어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였다.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며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줬다. 또 잊고 있었던 하느님의 목소리를 정확히 들려주는 매개체였다.
예수께서는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루카 18, 17)고 말씀하셨다. 어른들은 과연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열린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반성해 봐야할 문제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한국가톨릭어린이영화제가 아이들의 순수함과 열린 마음을 어른들에게 알리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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