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신앙이 어느 정도 자라면 알게 모르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이냐’를 추구한다. 가끔 하느님의 뜻을 찾는 젊은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때면 그 나이에 벌써 자신의 삶에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구하는 모습이 특별해 보여 기특하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을 살짝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사실은 그런 것을 특별하게 보는 것 자체가 올바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물론 태중 교우나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해 온 사람들에게 적용이 되는 것이겠지만, 천주교 신자라면 누구나 철이 들면서부터 자신의 삶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를 늘 구하는 습관이 배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상 현실은 이론과는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면 하느님의 뜻은 무엇일까? 만일 내가 매 순간 매 선택마다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뜻이 이것이다’라고 말해 줄 수 있다면, 나는 아마도 간판을 내걸어야 할 것이다. “족집게 천주교 점쟁이 선교사”라고 말이다. 그런데 분명 그렇게 해줄 수 없는데도 사람들은 내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이냐고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 뜻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원칙을 알려주는 것일 뿐이다.
좀 말이 거창해졌지만 ‘하느님의 뜻에 대한 대원칙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그에 걸맞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다. 끝?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족을 붙이지 않으면 뭔가 석연치 않아서 하는 말이지만, 내가 하느님을 닮았으며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는 아들딸이라는 것을 모른다면 대원칙도 쓸모가 없어진다. 내가 아무런 조건없이 사랑받고 있으며, 내가 사랑받은 그 사랑으로 나도 조건 없이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그런 마음과 태도로 살아갈 때 나는 내 삶에서 늘 하느님의 뜻 알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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