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선교회에서는 봉헌된 독신의 삶의 의미와 그 방식에 대해 연구하고 형성시켜 나아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 유럽에서는 성직·수도자가 줄어들어 교회가 많이 약해지는 것 같지만, 성령께서 평신도들을 일으키기 시작해서 많은 평신도 공동체들이 교회를 섬기고 있는 추세다. 그와 함께 그런 평신도 공동체들 가운데에서 결혼 생활을 하지 않는 독신들이 서서히 사제, 수도자 혹은 봉헌된 독신 삶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곳이 많이 생기고 있어, 봉헌된 독신의 삶이 점점 화두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교황님께서 봉헌된 삶의 해를 발표하신다고 하는데, 이참에 봉헌된 삶이 무엇인지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본다.
한 달 전 어느 봉사단체 모임에서 내년이 봉헌된 삶의 해가 된다고 하자 한 자매님이 “봉헌된 삶이란 말자체가 어렵고 성직, 수도자적 냄새가 나는데 평신도들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봉헌된 삶이라는 것을 하느님을 흠숭하는 사람의 삶이라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굳이 수도자, 성직자 그리고 평신도라는 구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생명이 주어진 것이 하느님을 흠숭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라면, 또 그것을 위해 선별된 삶이 봉헌된 삶이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그리고 누구든지 봉헌된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알고 있고 내가 붙잡고 살아가고 있는 하느님 흠숭의 의미는 어느 순간 어느 때이건 상관없이 하느님이 하느님임을 인정하고 그분의 뜻을 우선시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예수님의 은총에 의지하고 성령님께 인도하심을 청하면서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면 누구나 봉헌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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