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극한 상황이 오면 그 사람의 참 모습을 보게 된다’는 말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반드시 극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보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돈이다.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가면서 살아가는 선교사인 나도 10년을 넘게 십일조를 하고 있다.
내가 십일조를 시작한 것은 뉴질랜드에서 우연히 어떤 신부님께서 쓰신 돈에 대한 소책자를 보면서부터였다. 신부님 말씀의 핵심은 감사의 표현으로서의 십일조였고, 십일조를 하면 정말 채워주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도 후에 한번 시험해 보기로 했었다. 정말, 말라기 3장의 말씀대로 채워주셨다.
십일조를 하는 것은 안식년에 영적지도 과정을 위해 필요한 돈을 주님께 청할 때까지는 큰 문제없이 실천했고, 한동안 재미있게(?) 할 정도였다. 후원받는 돈이 큰 액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식년 영적지도 과정을 위한 돈은 내가 후원받은 1년 치보다 더 큰 액수였다. 그것에서 십일조를 때어낸다니!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말을…. 그 후 십일조에 대해서는 많이 자유로워졌지만, 얍삽한 인간의 마음과 마귀의 유혹은 늘, 아니 어쩌면 죽을 때 까지도 치근덕거릴 것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십일조를 한지 5년이 지나자 내 마음에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바로 주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이 나도 모르게 커져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말했지만 지금도 가끔은 십일조에 갈등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할 때가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십일조보다는 돈에 대한 애착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돈에 대한 애착에서 자유로워져, 하느님을 더 신뢰하며 살고 싶어서 더욱더 십일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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