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월을 맞아 순교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점에서, 영성의 보고이기도 한 순교 정신과 순교자들의 삶을 신자들은 물론 비신자인 일반 대중들에게도 설득력 있게 전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순교자들의 생애와 죽음, 그 영성과 정신을 문화 콘텐츠로 계발하기 위한 범교회적인 방법론 모색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은 가톨릭이라는 종교적 범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종교적이면서도 인간 삶의 모든 측면을 포함하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잘 계발된 순교자 관련 문화 콘텐츠는 비신자 일반 대중들에게도 보편적인 설득력을 지닐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성경 안의 역동적인 드라마들이 각종 소설과 영화, 미술과 음악의 보편적 소재가 되고 그것이 종교의 테두리를 넘어 전 인류에게 보편적인 감동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아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순교자들의 죽음은 억압과 박해라는 한계 상황 안에서도 초월적 가치를 위해서 하나 뿐인 목숨을 버릴 정도로 분명한 진리의 깨달음을 증거한다. 뿐만 아니라 순교자들의 삶은 당대의 가치와 논리를 뛰어넘어 참된 진리에 따라 사는 구도자의 삶을 보여준다. 이러한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의 역동적인 드라마는 실제로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문화 콘텐츠로 계발될 수 있는 풍부한 자양분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이제 유형의 문화재와 자산에 대한 관심과 집중을 넘어서, 무형의 자산, 즉 문화적인 접근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순교자들의 순교와 삶의 이야기는 그 역동성과 소재의 풍성함으로 볼 때, 실로 무궁무진한 양과 질의 문화 원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복음화’의 다양한 요청에 충분히 응답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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