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는 매년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지내고 있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숭고한 역사를 갖고 있다. 올해 맞는 순교자 성월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8월 교황 프란치스코가 방한해 핍박의 현장이었던 바로 그 역사의 장소에서 124위의 순교자들을 시복한 후 처음 맞는 순교자 성월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이번에 시복된 124위의 시성운동을 또한 이어갈 것이며, 동시에 시복시성 여부와 관계없이 오직 진리를 증거하기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순교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식에서 신신당부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긍지와 자부심으로 기억하되 그 정신과 신앙을 오늘날 자신의 삶과 신앙 속에서 증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미 성인으로 공경 받고 있는 103위 한국 순교성인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시복된 124위 복자들이 순교의 영광을 어떻게 맞이하였는가는 물론, 그분들이 생전에 어떻게 복음을 선포하고 실제 삶으로 살아갔는지를 배우려는 노력이 반드시 전제돼야 할 것이다. 배우지 않고서야 그 모범을 따라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신자들 개개인이 노력할 바이기도 하거니와 교회 전체 차원에서 더욱 깊이 있는 학문적인 조사와 연구, 그리고 그 결과를 나누고 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연구 조사와 발표, 나아가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 실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이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있는 참여가 꾸준하게 이어져야만 순교 복자와 성인들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한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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