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진 것은 이미 오래된 상황이다.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대기업들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으나, 그렇다고 단기간 내에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앞으로 수십년을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기업차원뿐 아니라 국가적 과제로 부상해 있다. 통일은 이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통일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은 꽤나 높아 보인다.
북한과 남한이 통일되어 얻게 되는 이익은 실로 막대하다. 물리적 공간은 현재 크기의 한 배, 소비인구는 절반가량이 더 늘어난다. 경제 활동영역이 그 만큼 더 커지는 것이다. 중국의 동북 3성, 러시아의 연해주 등 인근 경제권 흡수로 유발되는 실질 활동영역까지 포함하면 면적으론 약 11배, 소비인구 규모론 두 배 가량 커진다. 그런데 실익은 규모의 단순 합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것 보다는 잃었던 비즈니스 무대의 회복, 원대한 민족성의 회복의 길이 다시 열린다는데 있다.
우리 헌법은 영토의 범위를 한반도로 정의하고 있으나 정작 우리 국경엔 중국과 러시아는 없다. 오직 비무장지대 양편에 남북간 경계가 있을 뿐이다. 중국을 철도로 횡단하여 유럽 물류의 관문인 함부르크 항까진 9000㎞로 바다를 통했을 경우 1만9000㎞보다 반 이상 거리가 짧다. 짧아진 거리만큼, 추가적인 선·하적 절차가 없는 만큼 물류비용이 크게 절약된다. 북한개발을 통한 대륙과의 연계는 물류는 물론 통신 등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뿐 아니라 북한지역의 고성장을 견인함으로써 남북한 경제력 격차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특히 남한의 축적된 자본과 기술, 북한 노동력이 생산적으로 결합(productive combination)하면 이미 개성공단이 보여주고 있듯이 더욱 높은 수준의 통일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통일이 되면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특구는 북한 전역에 세워지고, 이를 토대로 만주일대 북방경제권까지 우리의 경제권이 확장될 것이다. 통일이 되어 북방경제권이 열리면 세계 10위권의 한국 경제가 5위권 안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의 개성공단 등 경제특구들은 우리 민족이 열린 대륙으로 웅비할 수 있는 돌파구인 것이다.
결국 남북통일에 따른 북한개발은 내수시장의 협소성을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북한개발을 통한 대륙과의 연계는 물류, 통신 등 서비스산업 육성 및 확대의 엄청난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의 경제상황은 남한에 비해 매우 열악하지만, 면적과 인구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내수시장이 크게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동안 내수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크게 믿돌면서 내수부문이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지 못했으나, 북한개발에 따라 내수시장이 확대되면 내수부문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경제만 보면 통일은 분명 기회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